닫기

home 커뮤니티 칼럼챌린지

칼럼챌린지

메뉴보기

(와치종합사회복지관 박인균 사회복지사) 재난지원금이 가르쳐준 한국사회복지 정책의 방향

관리자 | 2021-08-24 | 조회수 : 628

재난지원금이 가르쳐준 한국사회복지 정책의 방향

 

와치종합사회복지관 박인균 사회복지사

 

 정책의 창(Policy window)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잘 열리지 않는 정책의 창은 어떤 사회적 또는 정치적 충격을 받거나 위기가 올 때 활짝 열리곤 합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재난이나 대규모의 정치, 경제 또는 사회적 충격은 정책의 창을 열어 새로운 사회복지제도를 탄생시키거나 사회복지 발전의 계기가 되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192910월 증권시장 붕괴로 촉발된 대공황은 실업보험, 노령연금 제도인 사회보장법을 탄생시켰으며 영국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충격과 함께 국민보건서비스 아이디어가 실현 되었습니다. 한국의 경우 1997년 말 외환위기로 인한 중산층의 몰락과 빈곤층이 양산되던 경제 위기 시기에, 국민들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기 위해 허점이 많았던 생활보호제도를 전면적으로 개정하여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제정되었습니다. 이처럼 정책의 창은 잘 열리지 않지만 열린다면 사람들에게 희망의 빛을 보여주곤 했습니다.

 

 잠시 머물고 떠날 줄만 알았던 코로나는 우리에게 유례없는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위기를 가져다주었고 이는 재난지원금이라는 정책의 창을 열게끔 만들었습니다. 재난지원금이 처음 제공 되었을 때 우리는 조금이나마 감사함을 가지고 현금을 쓸 수 있었지만 이러한 재난지원금은 한국 사회복지정책의 실태를 보여주게 됩니다. 미국, 일본 그리고 한국은 재난지원금을 현금살포 형식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였습니다. 그러나 사회복지가 상대적으로 잘 되어있는 나라라고 평가받는 독일과 프랑스는 실업보험 지급 기준을 완화하여 대다수 실업자들에게 실업수당을 지급하였고 많은 피해를 입는 프리랜서나 일부 소상공인들에게만 현금지원을 해주었습니다. 현금지원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인 지원이 아닌 선()지원 후()심사의 조건을 달았습니다. 이처럼 독일과 프랑스가 전체국민들에게 현금을 지급하지 않은 이유는 소득보장제도가 경제위기 상황에서 주어진 역할을 잘 이행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점은 사회보장제도의 자동안전장치(Automatic stabilizer)의 중요성을 떠올리게 합니다. 사회보장제도중에서도 핵심적인 자동안전장치인 고용보험과 공공부조와 같은 사회복지지출은 경제가 호황일 때는 그 수요가 감소하여 민간에서의 유효수요를 줄여줌으로서 경제가 과열되는 것을 막아주고, 반대로 불황일 때는 그 수요가 증대되어 사회적으로 필요한 유효수요를 증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처럼 사회보장제도의 자동안전장치 기능은 사회지출의 양이 많고 실업보험 등 소득보장제도가 포괄적으로 잘 설계가 된 국가일수록 경제위기가 도래했을 때 소득감소의 충격을 흡수하는 효과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북유럽 국가가 미국에 비해 실직 및 소득감소의 충격을 흡수하는 효과가 월등히 크다는 연구결과도 존재합니다. , 유럽국가에서는 위기가 발생하면 자동적으로 위험에 처한 국민들을 보호하는 보편적 소득보장제도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코로나 같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위기가 오더라도 잘 견뎌낸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는 앞으로 주기적으로 닥쳐올지도 모르는 이러한 재난 상황에서 재난지원금을 제공해야할지 아니면 사회보장제도를 확충하여 사회보장제도가 재난충격을 완화시켜야할지를 선택해야하는 기로에 서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추구해야할 사회복지의 방향성은 어디일까요? 우리는 앞으로도 언제든지 찾아올 사회적인 위기상황에 지원금만 기다릴 수 없 을 것입니다. 재난지원금제도를 계기로 사회복지정책이 발전되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코로나 시대의 종착점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첨부파일 | 첨부파일 없음

목록

| |
등록
※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댓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